매일 5km를 달린지 이제 3달이 넘어가는 듯하다. 2025년 1월 31일, 1월의 마지막 날에 5km 달린 날짜를 확인하니 약 26번 정도를 달렸다. 몇번 빠진 이유는 눈이 많이 내려서다. 비가 오면 달릴 수 있지만, 눈이 와서 도로가 얼면 위험하기에 달리는 것을 멈췄다. parkrun과 같은 행사에서는 기록 갱신을 위해 미친듯이 뛰지만, 집주변을 달릴 때는 편안한 마음으로 뛴다. 달리기를 시작한지 이제 3년차. 이제서 깨달은 것 하나는 기록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하고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별히 부상없이 매일 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Fitbit Charge 6의 GPS 기능은 이전 포스팅을 통해 나눴지만, 그렇게 정확하지가 않다. 그래서 같은 길을 걸어도 기록이 들쑥날쑥이다. 구글맵으로 정확하게 5km 나만의 구간을 만들어 이 길을 Woodley Garden Running 이라 나는 부른다. 나만의 구간을 만들때 가장 큰 조건 중에 하나는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바퀴 쭉 도는 코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컨디션 따라 되돌아 오려는 마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뛰기 시작하면, 무조건 걷도라도 한바퀴 돌게 만들고 이 구간을 5km로 잡았다.
매일 5km를 달리게 된 동기가 있나요?
Younger Next Year 라는 책을 통해 매일 운동을 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책의 요점은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학생은 공부를 한다. 직장인은 날씨와 관계없이 일을 제시간에 시작해야 한다. 공부와 일과 마찬가지로, 운동도 매일 삶의 스케줄에 빠짐없이 넣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다. 우리의 몸은 수렵 채취를 시작한 오래전 인류와 비교했을 때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즉, 매일 먹고 살기 위해 달리고, 힘을 쓰는 원시인의 몸과 현대인의 몸은 별반 차이가 없다. 즉 우리의 몸은 생존을 위해 움직이게 설계가 되어 있었는데, 산업이 발전되면서 우리의 몸이 그 할일을 잃어버리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긴것이다. 이것을 바로 잡는 방법은 일주일에 5-6번, 혹은 7번 운동하기. 그것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다.

다시 달리기로 돌아가서, 5km 라는 구간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좋아하는 parkrun이 5km구간을 달리기 때문이다. Strava에 아래와 같이 기록이 되지만, 개인적으로 Google calendar에 매번 달릴 때마다 달렸다는 이벤트를 넣어둔다. 일종의 참 잘했어요 스티커가 되는 셈이다. 그 이유는 Strava보다는 달력을 열어보는 경우가 많고, 그 때마다 내 자신에게 흐뭇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기와 함께 Upper body strength / Lower body strength 즉, 근력 운동을 하는 날에는 또 다른 참 잘했어요를 달력에 추가한다. 달리기를 매일 하려고 목표하니, 당연히 근력 운동에 신경을 못 쓰는 경향이 생겼다. 그래서 어떤 날은 두 개의 스티커가 있다.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3회 목표로 하고 있다.

달리기와 근력 운동 두개 중 어느 것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달리기이다. 우울한 날에 뛰면 기분이 좋아진다. 햇볕이 내려쬐는 날에는 땀을 흘리며 숨차오르는 느낌 때문에 업이 된다. 비가 오면 빗소리와 함께 착착 감겨오는 발소리에 매료된다. 기분 좋은 날은 그 기분을 더 제대로 느끼고 싶어 달린다. 짜증날때는 나만의 욕도 퍼부으면서 달릴 수 있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달리기는 나에게 조그마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사람은 자신이 삶을 완전히 통제한다 생각하지만, 삶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달리기 만큼은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이다. 특별히 숨이 차올라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역설적으로 내가 가장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근력 운동이 주는 행복감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거울 앞에서 당당하게 설 때면 나도 가끔 내 자신에게 놀랄 때가 있다. 무게를 조금씩 늘이면서 몸이 땅땅해지는 느낌도 이에 못지 않게 행복함을 선사한다. 두 아들과 함께 거울에 서서 보디 파일링을 찍는 흉내를 내는 것도 소소한 기쁨이다.
달리기만 하면 상반신 근력은 당연히 발전하지 않는다. 결국 총체적으로 상반신과 하반신을 운동을 통해 단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고 나서부터는 5km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보다, 속도 단축은 안되도, 근력운동을 함께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속도도 빨라지면서 근력운동도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그 경이로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래서 달리는 것 자체로 소소한 행복을 매일 조금씩 느끼고, 여기에 근력 운동으로 활력소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아주 만족하고 있다. 달리기에 대한 총체적인 내용이 있는 유투브 비디오를 아래에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