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리뷰어
-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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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마라톤을 준비 중이다. 내가 달릴 마라톤은 Marine Corp Marathon. 초보자에게도 부담없이 달릴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올해로 50번째로 열리는 뼈대있는 마라톤 대회이기도 하다. 달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가 풀 마라톤을 달릴 것을 예상했었다. 준비 기간은 약 3개월, 조금 짧지만, 그 동안 짧은 거리는 매일 달렸기 때문에 사실 어느 정도는 마라톤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일주일에 3번 뛰는 방식을 선택했다. 월요일 새벽 있는 런닝 클럽, 목요일 새벽 해프 마라톤 클럽,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요일 파크런이다. 그리고 나머지 날들은 맨몸 운동을 하고 있다. 마라톤이 끝나고 나면 나머지 시간에 근력 운동을 체계적으로 넣어보려고 계획이다. 가능한 부상을 줄이기 위해 아령을 이용한 운동은 자제하고 있다.
마라톤 준비를 만약 혼자 계획했다면 나는 실패했을 가능성이 컸을 듯하다. 특별히, 장거리 13 마일을 매주 뛴다는 것은 혼자 하기에는 부담되는 일이다. 특별히, 장거리 달리기에는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발견했다. 일단 장비들이 필요하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물을 넣고 뛸 수 있는 백이다. CamelBak 은 마라톤 준비를 위해 처음으로 구매한 제품이다.

아주 가벼워서, 달리기 및 사이클 선수들에게 잘 팔리는 모델이다. 땀이 잘 안 차고, 물 주머니가 가방과 분리가 잘되어서 물을 채워 넣기에 편리하다. 물은 최대 2 리터까지 넣을 수 있는데, 한번도 2 리터까지 넣고 달려 본적은 없다. 매번 달리고 난 후에는 물 주머니를 분리해서 한번씩 깨끗이 씻어준다.
처음에는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무거워서 부담이 될 수 있다. 1리터 정도만 넣고 시작했는데, 점점 익숙해지면서 양을 조절하게 되는 듯하다. 물 주머니를 씻을 때는 전용 브러시나 식초를 조금 넣어 헹구면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마라톤 대회 날에는 물론 물을 거리에서 제공하지만, 그래도 지금 계획은 이 가방을 들고 뛸 계획이다. 가방 앞쪽과 뒷쪽으로는 전체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야광 처리가 되어 있어, 차들이 달리는 나를 인식하기 좋게 해놓았다. 가방이 크지는 않지만, 핸드폰, 지갑, 열쇠 그리고 얇은 옷가지를 넣을 수 있다. 흰 운동복은 가급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장거리 달리기 후에 젖은 몸으로 인해 가방에서 염색이 조금 베어들었다. 그 후, 가방을 세탁기로 한번 빨았지만, 염색물은 조금씩 옷에 베이는 듯해서, 이 부분은 사실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에너지 젤이 필요하다는 것을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마라톤은 보통 3~5시간 이상 지속되며, 체내 저장된 글리코겐(탄수화물 에너지)은 90~120분 내에 고갈된다. 이 시점 이후 “벽을 만난다”는 표현처럼, 근육 피로, 집중력 저하, 속도 급락이 발생하기 때문에 에너지 젤이 필요하다. 실제로 21 마일 롱런을 한 후에, 이 벽을 만난다 라는 표현이 무슨 말인지 몸으로 직접 실감했다. 물론 에너지 젤을 흡수했기는 하지만, 이 벽은 실제로 존재했다.
에너지 젤은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을 공급해 에너지 저하 구간을 극복하게 해주게 된다. 대부분의 젤은 말토덱스트린과 과당 조합으로 만들어져,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내가 사용한 젤은 아마존에서 구매한 Honey Stinger Energy Gel 이다. 5마일에 하나씩 먹는 연습도 롱런을 할 때 해보았다. 그 이유는 내가 제대로 소화해 내는지 알아야 하며, 간혹 브랜드마다 특이한 성분 때문에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마라톤 전에 충분히 자신이 사용할 에너지 젤을 직접 뛰면서 테스트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에너지 젤은 단순 설탕보다 위장 부담이 적고,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에 효과적이다.
스포츠 영양학 연구에 따르면, 시간당 60~90g의 탄수화물 섭취가 경기력 유지에 필수라고 한다. 에너지 젤 한 포는 보통 20~25g의 탄수화물을 제공하므로, 풀코스 마라톤에서는 4~6포가 적당하다 생각된다. 바나나나 초코파이처럼 씹어야 하는 간식은 호흡과 페이스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권장되지는 않는다. 젤은 뜯어서 바로 삼킬 수 있고, 물과 함께 섭취하면 소화도 빠르다.
이번 마라톤 경기에서는 14, 18.5 그리고 24 마일에 UnTapped 라는 에너지 젤을 제공한다고 한다.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한가지 알게 된 사실은 물만으로는 부족하다 라는 것이다. 물만 과도하게 마시면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희석되어 저나트륨혈증이 (Hyponatremia) 발생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두통, 구토, 혼란, 경련, 심한 경우 뇌부종과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느린 페이스로 장시간 달리는 러너에게 더 흔하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전해질(electrolyte) 보충이 필요하다. 스포츠 음료, 전해질 파우더, 소금 캡슐 등을 통해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을 보충해야 한다. 그러므로 마라톤 당일 급수대에서 물과 스포츠음료를 교차 섭취하는 것이 권장되기도 한다. 소금 캡슐은 울트라 마라톤이나 더운 날씨에 특히 유용하다.
달리기를 할 때 가장 나에게 거슬리는 것은 발가락이 서로 부딪쳐서 생기는 물집이었다. 그래서 발가락 분리로 마찰을 최소한 할 수 있는 양말을 찾았고, 아마존에서 VWELL Toe Sock 를 구입해서 쓰고 있고 착용감도 만족한다. 이는 발의 균형과 안정성을 높여주며, 장거리 달리기에는 적어도 나에게는 필수 항목 중 하나이다. 이 제품은 얇고 신축성 있는 면 소재로 제작되어 있어 타이트한 러닝화에 잘 맞는다. 개인적으로 두꺼운 발가락 양말을 찾아보았지만, 생각보다 시장에 두꺼운 재질을 가진 제품은 찾지 못했다. 조금 불편한 것은 양말을 신고, 벗을 때 발가락 모양에 맞춰서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것 역시 익숙해지면 불편이라 느끼기 보다 당연한 거라 생각될 것이다. 색깔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는 하얀색 계통을 선호한다. 참고로 장거리 달리기를 할 경우, 러닝화 색깔이 양말에 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 구입한 Saucony Kinvara 14 야광 노란색의 경우, 양말에 노란색이 그대로 베이는 것을 경험했다.

스마트폰은 내 장거리 달리기 할때, 아니 짧게 동네 한바퀴 뛸때도 항상 나는 휴대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급하게 연락이 오는 경우를 위해서이며, 특별히 내가 급하게 연락을 해야할 경우가 생긴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우연찮게 갑작스런 사고가 생길 수 있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특별히, 도로가 미끄러워 넘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며, 새벽에 달리기를 할 때는 시야가 좁고, 어두워서 자칫하면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고 넘어지는 경우 혹은 부딪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Uber 혹은 Lyft 등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급한 경우, 스마트폰의 후레쉬를 사용 가능하기도 하다. 혹 가족들간 위치 공유를 할 경우, 내가 여의치 않아 연락이 안될 경우 이를 비상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특별히 나의 경우 Fitbit Charge 6를 사용하는데, Built-in GPS 기능이 다른 트래커들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Dynamic GPS 기능을 핏빗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핏빗 자체의 GPS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이 되어 더 정확한 거리, 페이스, 고도, 심박수 등을 기록할 수 있게 한다.
현금과 크레딧 카드도 가능하면 지참한다.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하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갑작스럽게 화장실을 가야할 경우가 생기거나, 대중 교통을 이용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벽에는 항상 후레쉬 라이트를 지참하는 것을 추천한다. 손에 들고 달리기에 불편할 경우, 머리에 쓰는 헤드 라이트도 많이 도움이 된다. 물론 이것도 익숙해질 때까지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한번 새벽 운동 때 넘어져본 적이 있다면 정확히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것이다.
마라톤을 준비하는 3개월 동안 설레임이 가득했다. 마치 초등학교 아이처럼 소풍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물론 긴장감도 있었다. 몇 번의 부상은 당연히 있었고,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이제 앞으로 3주 정도 남았다. 남은 시간은 무리하지 않고 컨디션 조절하는 데 포커스를 둔다. 그리고 마라톤 당일은 경쟁이라는 단어는 내 머리에서 지운다. 기록이라는 것도 어렵겠지만, 가능한 내가 목표한 것에만 집중하지,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자. 마라톤 당일은 그 동안 땀과 노력을 다 잊고, 즐기는 날이다. 그리고 기쁘고 즐겁게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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