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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워싱턴 리뷰어

내가 포스팅한 블로그 미국IT 이야기 글을 읽고 난후, 한국에서 나에게 진로상담 연락이 왔다. 현재 C군은 고등학교 3학년생이고,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C군은 CCNA (Cisco Certified Network Associate) 자격증을 보유하였고, 그 이외에도 2개의 IT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였다.




약 1시간 동안 C군이 궁금한 것들을 온라인으로 질의응답 하였고, 오늘의 포스팅은 이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이 포스팅은 C학생의 동의를 받았으며, 개인적인 내용은 각색했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용기 있는 고등학생


무엇보다 내가 이 진로상담에 응했던 이유는 그 학생이 보낸 쪽지의 내용 때문이었다. 쪽지 안에는 본인의 상황과 진로에 대한 고민들이 정성껏 적혀있었다. 사실 고등학교 3학년생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나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가진 나는 아들과 비슷한 나이 또래 C군에게 내가 경험한 네트워크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고, 준비한 질문들에 가지고 나와  진로상담 시간을 가졌다.



C군 잘하고 있어요


내가 제일 처음 C군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잘하고 있어요." 이었다. 아직까지 세상을 깊이 경험해보지 못한 학생이지만, 미래를 위해서 한 걸음씩 전진하는 C군이 참 자랑스러웠다. 사회 초년생, 특히 아직 사회 생활을 시작해보지 못한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바로 "불확실성" 일 것이다. 누군가는 나보다 더 빨리 뛰는 것 같고, 나는 뒤쳐져 있는 느낌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비교 의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에 너무 반응하게 되면,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힘들어진다. 오히려 나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에 대해서 과감하게 무시해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홈랩(Home Lab)은 무엇인가요?

홈랩은 집에서 가상의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을 의미한다. 요즘은 10년전과 달리 Virtualized Environment (가상화된 환경)에서 거의 모든 것들을 테스트할 수 있었지만, 이전에는 아래와 같이 모든 장비를 일일이 하나씩 구매하여서 연결하여 테스트했다. 아래 사진의 서버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이 서버 하나에만 네트워크 포트가 무려 18개가 들어가 있었던 슈퍼 컴퓨터였다. 이 컴퓨터에 필요한 시스코 스위치와 라우터를 연결하여서 시뮬레이션을 하였었다. 홈랩을 가지고 있을때의 장점은 모든 프로젝트에서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미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테스트만 가능해도 실전에서는 굉장히 큰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현재 직장에서의 환경은 내가 쉽사리 원하는데로 테스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똑같은 환경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내가 속해 있는 환경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를 가질 수 있다. 이것은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때, 내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실제로 나는 일하고 있던 직장의 네트워크를 홈랩으로 구현해서 테스팅 했었는데, 며칠 후 이에 대한 문제가 생겨서 아주 쉽게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 모두가 어떻게 그것을 알았냐고 할때, 내 답은 간단했다. 집에서 테스트를 했었다고.




거룩한 삽질 - 계속 연구하고 도전

홈랩을 준비하면서 내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있다. 바로 거룩한 삽질이다. 홈랩을 구성하면서 한번에 내가 원하는 데로 구현되었다는 적을 나는 본적이 없다. 어떤 하드웨어는 오래되어서 더 이상 명령어가 작동하지 않는다던지, 뭔가가 문제가 생겨서 연결이 안된다던지. 홈랩을 구성하다보면 포기하고 싶을때가 굴뚝같다. 이러한 시간을 혹자는 시간 낭비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것을 아주 중요한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실패의 삽질이 없이는, 결코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 이것은 꼭 네트워크 홈랩뿐만 아니라, 어떠한 분야에도 적용될 것이다. 토마스 에디슨의 유명한 일화가 있지 않은가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나는 단지 효과가 없는 10,000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



지렁이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 매일 지렁이를 만지고 연구하던 아이를 그 부모는 그대로 인정했고, 그 아이는 20년 동안 지렁이에 대한 연구를 했고, 지렁이에 대한 전세계적인 석학이 되었다는 스토리가 있다. 모든 지 한가지 분야에 20년 이상 있으면 전문가가 되기 마련이다. 전문가에 이르는 길은 지름길이 없다. 거룩한 삽질을 매일 하는 것만이 정상에 오르는 길임을 잊지 말자.



해외 취업을 꿈꾸는가?


C군의 질문중에 해외 취업에 관한 내용도 있었다. C군은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을 키운후에 5년 뒤에 미국 취업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조심스레 나에게 물었다. "과연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나는 그 대답에 대해서 Yes가 될 수도 있고 No도 될 수 있다는 당연한 대답을 하였다. 쏘지 않는 슛은 100% 실패라고 하지 않는가? 미래에 대해서 꿈꾸고 도전하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다만 오늘 하루도 거룩한 삽질을 꾸준히 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길임을 명심하자. 개인적으로 C군은 용기도 있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잘 하고 있으니, 문제없이 본인이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파이팅!




스터디 모임을 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나만큼 간절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 역시 이 질문을 받았을때 충분히 이해를 하였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서 in-person 미팅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더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간절함이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아쉽게도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몇번의 시행착오도 수반되어야 한다. 내가 15년 넘게 스터디 모임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유형은 정말 많다. 말은 그럴싸하게 늘어놓고, 실력은 있어보였지만 한달안에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실력은 없었지만, 열심히 계획대로 따라오는 분들도 있었다.


스터디 모임이 3개월을 넘으면 그때부터는 스터디 그룹 안에서 누군가가 리더의 역할을 총대 메어야 한다. 즉, 다른 스터디 그룹원들을 격려해주고, 서로 자극하며 목표한 골을 향해 계속 전진하도록 리드해야 한다. 나는 이 과정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가능하면 한 주에 한번 온라인으로 정기모임을 하였고, 스터디 기간이 1년이 넘는 모임은 오프라인 모임도 3달에 한번 정도 하였다. 결국 보이지 않는 끈이 계속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누군가가 각인시켜주어야 하는데, 이때 리더의 역할이 바로 이런 부분을 하는 것이다.



나도 바쁜데 꼭 이렇게 리드까지 하면서 스터디 모임을 해야 하나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도해서 성공한 스터디 모임의 멤버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 신뢰가 쌓여서 그 이후에는 어떠한 스터디 모임을 해도 그렇게 부담되지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즐겁게 그 사람들과 더 신뢰를 쌓으며 공부할 수 있는 진정한 스터디 모임이 된다. 아래 포스팅은 스터디 그룹에 관한 이전 포스팅이다.





저는 이제부터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이 질문은 내가 정확하게 15년 전에 전문가에게 질문했던 것과 동일하다. 내가 자격증 시험을 위해서 시험장을 방문했을때 만난 미국인이였다. 그가 나에게 준 대답은 굉장히 간단했다.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에게 우선 물어보아야 한다였다. 단순하지만, 그 대답 안에는 진리가 있었다. C군에게도 나는 비슷한 대답을 주었다. 그 대답과 함께 내가 준 조언은 네트워크를 좋아하는 C군이니에, CCNP Enterprise (Routing & Switching)을 먼저 깊게 공부하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네트워크의 기본은 역시 connection (연결)이기에 이것이 가장 중요한 Foundation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실제로 Cloud Architect으로 일하고 있는 지금도 결국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백그라운드로 사용되는 지식이 바로 이러한 Routing과 Switching 기술이다.




자격증은 Milestone (마일스톤)


한가지 기술에 마침표를 찍고 그 다음으로 넘어갈때 나는 자격증 취득으로 마일스톤을 찍는다. 가령 AWS Cloud networking에 대해서 어느 정도 깊게 공부를 한 후에, 그 다음 단계가 바로 자격증 취득이다. 이 자격증 취득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얻는 유익이다. 회사에서의 Performance Review 혹은 이직을 준비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때 이 자격증은 분명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다. 두번째는 한숨을 돌리는 의미가 있다. 어떠한 기술도 100% 마스터를 할 수는 없다. 특별히 기술의 변화 속도는 우리의 배움의 속도와 달리 엄청나게 빠르다. 그러한 이유로 이제 이 분야는 당분간 나는 공부할 생각이 없고, 이제 조금 쉬었다가 다른 분야로 옮겨간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가급적 페이퍼 자격증이 되지 않도록 그 분야를 공부할때 깊게 파도록 매번 노력하고 있다. 결국 이 마일스톤은 내가 정해서 그 순간을 결정하는 것이고, 나만이 얼만큼의 깊이를 가졌는지 알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이전에 작성한 IT자격증 관련 포스팅이다.




한시간 동안 기억에 남는 대화를 나누다


C군과의 대화 속에서 내가 몰랐던 한국의 상황도 C군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여운을 남겨주었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당연히 불확실성이란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 두려움을 나 역시 겪어보았기 때문에 너무도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은 두려움에 내 감정을 뺏기지 말고, 보이지 않는 내 희망찬 미래에 대한 설렘이 나를 더 붙잡도록 나의 말과 생각 그리고 환경을 조금씩 바꿔가라고 말하고 싶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나? 바로 그들은 작은 희망을 항상 기억하며 오늘의 어려운 시간을 이겨냈다는 것이다. C군 이외의 모든 취업준비생들에게 멀리서 화이팅이라고 외친다. 파이팅.. 지금도 잘하고 있어!



업데이트 - 2년 후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는 후기


다음 IT 이야기는 Azure Clou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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